사스포칼립스(saprocalypse)는 실행되고 있을까요?
사스포칼립스(saprocalypse)는 현재 절반 진행, 인원 기반 과금의 비중 축소와 화면 중심 가치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와 규정을 바탕으로 작동할 때만 강세를 보며, 큰 기업은 버티고 작은 기업이 먼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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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는 현재 절반 정도 진행된 상황입니다.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의 급격한 붕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사용자 기반 과금(Per-seat pricing) 모델은 분명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9일 공개된 ChatGPT의 '도트(dots)' 기능은 이러한 흐름을 한층 가속화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 당일 소프트웨어 관련 주가는 1% 내외의 하락폭을 보이는 데 그쳤습니다.
- 소프트웨어 관련주로 구성된 ETF(IGV)는 지난 4월 고점 대비 약 37% 하락했으나, 8월 말 기준으로는 고점 대비 7% 이내의 하락 폭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 Salesforce의 매출이 11% 증가함에 따라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 기존 고객 유지 매출 비율이 88%에서 84%로 하락하였습니다.
- 기업 소프트웨어 지출액의 약 65~75%는 여전히 사용자 수 기반의 라이선스 계약 방식으로 집행되고 있습니다.
리스크가 존재하는 영역은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이 아닌 ‘화면이 곧 제품인’ 일부 기업에 국한되며, 변화의 속도 또한 시장의 우려보다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스포칼립스란 무엇인가요
먼저 관련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하겠습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정기 구독료를 지불하고 인터넷을 통해 활용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로, Salesforce, Slack, Notion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는 SaaS와 종말(Apocalypse)의 합성어로, AI가 기존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의미하며, 투자은행 Jefferies가 처음 제안한 용어입니다.
Anthropic의 Claude Cowork 및 업무용 플러그인 11종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소프트웨어 ETF(IGV)가 고점 대비 32% 하락하며 약 2조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하였습니다.
투자자들이 겁먹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인원 감축은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집니다. 통상적으로 SaaS는 '사용자당 과금(Seat-based pricing)' 체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만약 10개의 AI 에이전트가 100명분의 업무를 대체하게 될 경우,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더라도 유료 좌석 수는 감소하게 됩니다. 컨설팅사 AlixPartners는 이와 같이 매출에 위협이 되는 규모를 최대 5,0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이 숙달된 기존 화면 구성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강력한 잠금 효과로 작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향후 음성 명령만으로 AI가 업무를 대행하게 된다면, 화면 숙달도는 그 중요성이 감소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요약하자면, 사스포칼립스는 소프트웨어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사용자 수 기반의 과금 모델과 화면 중심의 제품 가치가 재평가될 것임을 시사하며, 이하 내용은 이러한 관점에서 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존 OpenAI를 비롯한 AI 기업들은 주로 AI 모델 API를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을 지향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29일 개최된 개발자 행사(DevDay)에서 OpenAI는 'dots'와 'ChatGPT Space'를 공개하며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꾀했습니다. 실제로 당일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기조연설의 대부분이 해당 두 제품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제품 | 쉽게 말하면 | 경쟁하게 될 기존 제품 (필자 판단) |
|---|---|---|
| dots | 24시간 일하는 AI 비서입니다. 자기 컴퓨터와 브라우저를 갖고 있고 4,000개 이상의 앱에 연결됩니다. ChatGPT, Slack, Teams에서 말을 걸면 됩니다. | 개인 비서 앱, 업무 자동화 도구 |
| 스페셜리스트 dots (미리보기 단계) | 회사가 특정 업무를 통째로 맡기는 dot입니다. OpenAI는 사내에서 구매, 송장 처리, 이메일 마케팅, 고객 지원, 계약 업무에 시험하고 있습니다. | 업무별 전문 소프트웨어 |
| ChatGPT Space와 Pages | 팀원과 dot이 함께 쓰는 공용 작업 공간과 문서입니다. 한 매체는 "Notion과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한 OpenAI의 답"이라고 평했습니다. | 문서, 위키, 협업 도구 |
dots 기능은 ChatGPT Pro 및 Business Premium 요금제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Enterprise 요금제의 경우 관리자가 별도로 활성화하여 사용하는 베타 버전으로 제공됩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dots는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위에서 구동됩니다. 4,000여 개의 앱과 연동된다는 점이 핵심 강점입니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내 축적된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이 직접 화면을 조작하던 업무 영역입니다.
OpenAI뿐만 아니라 Anthropic의 Claude Cowork와 9월에 출시된 Meta의 Muse 역시 동일한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TechCrunch는 dots의 주요 기능 상당수가 기존 도구를 통해서도 구현 가능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즉, dots는 완전히 새로운 혁신이라기보다는 기존의 기술적 역량을 사용자 친화적인 형태로 재구성한 제품으로 평가됩니다.
충격의 강도는 점차 완화되고 있습니다.
AI 기업의 신제품 출시 시마다 소프트웨어 관련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으나, 그 낙폭은 점차 축소되는 양상입니다. dots 발표 당일 Salesforce와 ServiceNow의 주가는 각각 0.9%, 1.2% 하락에 그쳤으며, 이틀 뒤에는 오히려 반등하였습니다.
| 날짜 | 무슨 일이 있었나 | 주가 반응 |
|---|---|---|
| 2026-10-01 | dots 발표 이틀 뒤 | 소프트웨어 ETF(IGV) +0.8%, Atlassian +6%, HubSpot +4%. 특별한 호재 없이 업종 전체가 반등했습니다 |
| 2026-09-29 | OpenAI가 dots와 ChatGPT Space 발표 | Salesforce −0.9%, ServiceNow −1.2% |
| 2026-08 말 | Salesforce, Workday 실적 발표 | Salesforce 한 주 +22%. IGV는 역대 최고가 대비 약 −7%까지 회복했습니다 |
| 2026-07-22 | OpenAI가 기업용 상담 에이전트 Presence 발표 | IGV 하루 −3%. 이틀간 HubSpot −12.7%, Atlassian −11.8%, Workday −9.9% |
| 2026-04 중순 | 올해 주가가 가장 낮았던 시점 | IGV 고점 대비 약 −37% |
| 2026-01-30 | Anthropic이 업무용 플러그인 공개 | 일주일 만에 IGV 고점 대비 −32%, 시가총액 약 2조 달러 증발 |
이 표에서 두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시장은 AI 기업의 업무용 솔루션 출시를 이미 일반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11개의 플러그인 발표로 2조 달러 규모의 변동성이 나타났으나, 9월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제품이 출시되었음에도 주가 변동폭은 1% 내외에 그쳤습니다.
둘째, 지수 회복이 곧 전반적인 기업 실적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8월의 반등은 AI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팔란티어(Palantir)가 견인하였으며, 동사는 2분기 매출이 93% 급증함에 따라 주가 또한 한 달간 약 51% 상승했습니다. 반면, 인원 기반 과금 체계에 의존도가 높은 어도비(Adobe)는 8월 말 기준 연초 대비 약 17%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소프트웨어 섹터를 일괄적으로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에 따라 선별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변화가 진행 중이라는 증거
| 지표 | 수치 | 뜻 |
|---|---|---|
| NRR: 사람 수 과금 회사 대 사용량 과금 회사 | 98% 대 108% (Benchmarkit, 342개사) | 사람 수로 돈 받는 회사는 기존 고객 매출이 줄고 있습니다 |
| GRR 중간값 | 88% → 84% | 떠나거나 계약을 줄이는 고객이 늘었습니다 |
| 상장 SaaS 회사의 기업 가치 (매출의 몇 배인가) | 1년 전 5.7배 → 3.2~3.3배 (SaasRise) | 같은 매출이라도 시장이 쳐주는 값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
| ServiceNow 신규 계약 중 사람 수 기준이 아닌 비중 | 50% | 대형 업체도 요금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
| 중소형 업체 | Monday.com은 신규 매출 감소로 JPMorgan이 투자의견을 낮췄습니다. Airtable은 최고 가치의 약 10분의 1인 12.85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 작은 회사부터 타격이 나타납니다 |
아직 아니라는 증거
| 지표 | 수치 | 뜻 |
|---|---|---|
| 기업의 실제 소프트웨어 지출 | 사람 수 기준 계약 65 ~ 75%, 사용량 기준 46%. 1년간 거의 그대로입니다 (Ramp 조사) | 고객은 아직 예전 방식으로 돈을 냅니다 |
| Salesforce (2026년 5~7월 분기) | 매출 113억 달러(+11%), 연간 전망 상향. 해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 고객이 떠나고 있지 않습니다 |
| Atlassian (2026년 4~6월 분기) | 매출 17.66억 달러(+28%). 발표 후 주가가 20% 넘게 올랐습니다 | 사람 수 과금으로도 성장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
| ServiceNow 계약 갱신율 | 97% | 기존 고객 대부분이 계약을 이어 갑니다 |
| Microsoft 365 Copilot 유료 이용자 | 약 2,000만 → 3,000만 명 이상 | AI 제품조차 사람 수 기준으로 팔립니다 |
이 숫자들에서 세 가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인원수 기반 과금' 방식이 완전히 폐지된 것은 아니며, 그 비중이 축소되었습니다. Salesforce, HubSpot, Docusign, monday.com, GitHub 등은 '사용량' 또는 '처리 건수'에 기반한 종량제 요금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다만, 인원수 기반 과금을 전면 폐지한 사례는 Docusign이 유일하며, 그 외 기업들은 기존 요금 체계에 새로운 요금 항목을 병행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포가 과장됐다는 시각
"소프트웨어의 종말"까지는 아니라고 보는 근거도 네 가지 있습니다. 모두 설득력이 있습니다.
Bank of America는 시장이 "AI에 쏟는 투자"가 돈이 될지 여부에 대한 걱정과 동시에 "AI가 모든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I가 그렇게 강력하다면 투자는 돈이 될 것이고, 돈이 안 된다면 소프트웨어를 대체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둘 다 맞을 수는 없습니다.
5월부터 7월 사이에 Anthropic, OpenAI, AWS, Microsoft가 고객사의 AI 도입을 돕는 조직에 약 9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OpenAI Presence도 온라인에서 바로 구매할 수 없고 OpenAI 엔지니어가 직접 설치해 줍니다.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혼자 도입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그만큼 기존 소프트웨어가 대체되는 속도는 느립니다.
dots도 아직 완성형은 아닙니다. 대기업용으로는 기본적으로 시험판이 꺼져 있는 상태입니다. OpenAI도 “dots는 실수할 수 있으니 중요한 작업은 꼭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행사 전날에는 안전 문제로 다음 모델(GPT-6.1 Astra)의 출시를 보류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Dow Jones). 기업 입장에서는 중요한 업무를 신뢰하고 맡기기 어려운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기존 기업들도 자사 제품에 AI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Salesforce의 AI 에이전트 제품(Agentforce)은 연간 구독 매출이 15억 달러를 넘었고, 1년 전보다 240% 넘게 늘었습니다. ServiceNow도 AI 관련 연간 계약액이 1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조사기관 Gartner는 기업의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가운데 40% 이상이 2027년 말까지 중단될 것으로 봅니다.
물론 이 반론에도 약점이 있습니다. 10월 1일의 주가 반등은 특별한 호재 없이 투자금이 업종 간에 옮겨 다니면서 생긴 것이며, 금방 되돌려질 수 있습니다. 또 Salesforce는 실적이 좋아지는데도 2024년 말 이후 시가총액의 40% 넘게 잃은 상태입니다. 실적이 좋다고 해서 낮아진 평가가 곧바로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누가 위험하고 누가 버틸까요
그 제품의 가치가 "화면"에 있는지, "데이터와 규정 준수"에 있는지입니다. 화면은 AI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핵심 기록을 보관하고 규정에 맞게 처리하는 일은 쉽게 대신하지 못합니다.
| 위험도 | 어떤 소프트웨어인가 | 왜 그런가 | 올해 나타난 신호 |
|---|---|---|---|
| 높음 | 콘텐츠 제작, 1차 고객 상담, 간단한 분석, 업무 관리 도구 | 화면이 곧 제품입니다. 말로 시키는 AI가 화면을 대신하면 강점이 사라집니다 | HubSpot은 Presence 발표 뒤 이틀간 −12.7%. Monday.com 투자의견 하향. Adobe는 8월 말 기준 연초 대비 약 −17% |
| 높음 | 문서, 위키, 개인 생산성 도구 (필자 판단) | ChatGPT Space와 Pages, dots가 정면으로 겨냥하는 영역입니다 | 아직 실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
| 중간 | 고객 관리(CRM), 개발 도구 | 데이터는 남지만, 그 위에서 일하던 사람 수가 줄 수 있습니다 | Salesforce 기존 앱 성장률 8%. Atlassian은 Jira에 쌓인 회사 내부 맥락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
| 낮음 | 회계와 자원 관리(ERP), 보안, 시스템 모니터링 | 바꾸는 일이 "회사의 심장 수술"에 비유될 만큼 어렵습니다. AI 에이전트도 이 데이터가 있어야 일할 수 있습니다 | ServiceNow 갱신율 97%. AI 수혜주로 꼽히는 Palantir는 8월 한 달 약 +51% |
버티는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AI 에이전트에게 밀려나기보다 에이전트가 일을 수행할 때 활용하는 "도구"가 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Salesforce는 실적 발표에서 자사에 축적된 데이터와 업무 절차를 "모든 에이전트와 모델"에 열어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dots가 4,000개 앱에 연결된다는 사실은 위협이기도 하지만, 그 앱들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결론과 앞으로 지켜볼 것
사스포칼립스는 "종말"이 아니라 "갈라짐"의 양상으로 진행 중입니다. 화면에만 의존하는 제품은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반면 핵심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AI 에이전트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옮기고 있습니다. dots는 이 흐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제품이지, 판을 뒤집는 사건은 아닙니다.
"점점 실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래도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요금표는 넉 달 만에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계약은 갱신할 때 바뀌고, 예산은 1년 단위로 바뀝니다. 업계에서는 이 시차를 2~3년으로 봅니다. 올해 본 것은 예고편에 가깝고, 본편이 될지는 아래 다섯 가지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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